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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백| 호우주의보 15

(呼偶)주의보 | 레인버스+느와르


*warning _ roman noir








겨울은 온통 붉은색의 놀이터였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거리에는 온통 빨간 장식과 불빛들이 가득했고, 경쾌한 음악이 상점마다 퍼져 나왔다.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사람들의 옷은 점점 두꺼워졌다. 찬열은 추위에 강한 편이었으나 백현은 추위를 타는 편이었다. 집에서 나서기 전 목도리를 칭칭 둘러메도 집 밖으로 나오기 무섭게 귀 끝이 빨갛게 변하는 것을 바라보며 찬열은 조금 웃었지만, 백현은 늘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사실은 찬열의 귀 끝도 이미 빨갛게 달아오른 지 오래 였기 때문이다.

 

유난히도 볕이 따뜻한 날이었다. 오랜만에 학교를 가는 날이었다. 차에 올라 탄 백현이 안전벨트를 하는 동안 찬열은 시동을 걸고 히터를 틀었다. 아이의 손이 버클을 채우고 무릎 위로 가지런히 내려앉는 것을 보며 찬열은 그의 손목 위를 잠시 바라봤다. 정문 앞에 백현을 내려주고 차를 돌려 사무실로 향하던 그가 백화점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번쩍번쩍한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과 산처럼 쌓여있는 선물 상자들을 보며 걸음을 옮긴 그의 목적지는 시계 브랜드가 모여 있는 코너였다. 

 

“어서오세요.”

 

직원의 인사를 받으며 진열장 안을 훑어보던 찬열의 곁으로 다가온 여자가 찾으시는 물건이 있으시냐 물었지만 그는 잠시 고민을 하듯 뜸을 들였다. 쇼핑이라고 하면 준면을 따라 움직인 것이 전부였던 지라 지금의 상황이 익숙하지 않은 탓이었다.   

 

“학생들이 찰만한 게 있습니까”

“아. 선물하실 건가요? 연령대가 혹시..”

“지금.. 열 아홉인데..”

“그럼, 곧 스무살 되겠네요- 이쪽으로 보시겠어요? 요즘 제일 인기 좋은 모델들인데요.”

 

진열대 안을 가리키며 말하는 여자의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이며 찬열은 느리게 시선을 움직였다. 백현을 떠올리며 그에게 어울릴 만한 것이 무엇일지 고민을 하는 찬열의 모습은 조금 긴 시간 그 곳에 머물러 있었다.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에 젖은 어깨를 털어내며 건물 안으로 들어선 동수가 주머니 안에서 요란하게 울리는 벨소리에 미간을 찌푸리며 화면을 바라봤다. 통화 버튼을 누르고 어, 짧게 답을 하자 건너편에선 저와 같은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전화를 왜 이렇게 늦게 받냐.]

“..무슨 일인데.”

[오늘, 볼 수 있냐.]

“장소는.”

[매일 보던 곳.]

“알았다.”

 

전화를 끊은 동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고개를 들어 벽 위로 머리칼을 비비며 앓는 소리를 내던 그가 핸드폰을 꾹 쥐고 있던 손에 힘을 풀어냈다. 그의 손바닥 위로 붉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김동수.”

 

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자 동수는 화들짝 놀라며 벽에 기댔던 등을 떼어냈다. 

 

“혀,형님. 나오셨습니까.”

“여기서 뭐하냐.”

“아. 저.. 지금 나가려던 참이었습니다. 어디, 다녀오십니까?”

 

동수를 잠시 바라보던 찬열이 그의 말에 주차장 안을 둘러보며 입술을 열었다. 


“어. 잠깐. ..지금 나갈 거면 차 좀 타자.”

 

비가 갑자기 쏟아져서, 뒷 말을 이으며 찬열이 다시 주차장 쪽으로 몸을 돌렸다. 

 

“네? 아, 네.”

 

멀어지는 등을 잠시 바라보던 동수가 차키를 꺼내며 서둘러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차에 올라탄 동수가 어디에 가시냐 물었다. 찬열은 느린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며 안전 벨트를 하고 다시 정면을 바라봤다. 

 

“일단 너 볼일 보고, 들어오다가 강동 사무실에 내려줘라.”

 

급할 것 없으니까. 그의 목적지나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듯 찬열은 시트 위로 몸을 묻으며 출발 해라. 짧게 말하고 눈을 감았다. 동수는 그의 옆 얼굴을 바라보고만 있다 그의 말에 조금 놀라며 시동을 걸었다. 

 


 

 


“잠깐, 차 좀 세워.”

“네?”

“저쪽으로.”

 

얼마나 달렸을까, 말 없이 눈을 감고 있던 찬열이 갑자기 갓길을 가리키며 말했다. 동수는 그의 말에 속도를 줄이면서도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으나 순순히 그가 가리킨 방향으로 차를 세웠다.

 

“내려라. 내가 운전하게.”

“네?”

“내리라고.”

“형님..”

“내려.”

 

다급하다기 보단 안정적이고 화가났다기 보단 높낮이 없는 목소리였으나 동수는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저도 모르게 손을 문 손잡이 위로 움직인 그가 차에서 내려 비에 젖은 땅을 밟았다. 다시 조수석으로 걸음을 움직이던 동수는 차 문이 잠기는 소리와 곧바로 멀어지는 바퀴 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어째서..”

 

비에 젖는 어깨와 얼굴, 그 차가운 온도에 정신이 든 그가 멀어지는 차의 뒤꽁무니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어째서.. 찬열이 저를 내리게 하고 운전석에 앉은 것인가? 비가 내린다. 그는 비가 오면 소리를 듣지 못한다. 그는 비가 오는 날 운전을 하지 않는다. 

 

“형님.. 하…씨, 하..”

 

동수는 급격하게 숨이 차오르는 기분에 욕지기를 뱉으며 제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찾았으나 자켓 안에 있어야 할 핸드폰이 보이지 않았다. 상의의 주머니를 뒤지다 바지 주머니까지 정신없이 뒤지던 그는 멀어지는 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 손길이 점점 다급해져 갔다. 어디서 빠트렸는지 알 수 없었으나 서둘러 연락을 취해야 했다. 빨리, 빨리.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던 그가 우산을 들고 걸어가는 누군가를 향해 뛰어가 그를 잡으며 말했다. 

 

“핸드폰, 전화 한 통만 빌려주세요. 급합니다. 제발..”

 

제발. 그의 눈빛에서 다급함을 읽은 남자가 제 핸드폰을 내밀자 동수는 떨리는 손으로 번호를 눌렀다. 제발, 받아! 제발, 빨리. 빨리! 그는 제가 어디로 연락을 해야 할지, 왜 해야 하는지도 깨닫지 못하고 수화음을 들으며 몸을 달달 떨었다. 그것은 차가운 비나 추운 날씨 때문이 아니었다. 점점 멀어지는 차는 이제 제가 따라잡기 힘들만큼 멀어져 있었다.

수화음이 끊기고 반대편에서 누군가 말을 하는 것이 희미하게 들렸다. 바로 귓가에서 우리는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린 것은 그것보다 조금 빨리 펑-하는 굉음이 그의 귀를 찢을 듯 울렸기 때문이었다. 어깨를 떨며 몸을 움츠린 그의 시선이 도로 위로 향했다. 멀리서 불에 타고 있는 차 한 대가 보였다.

 

“뭐야. 사고 났나?”

 

제 앞에 있던 남자의 말에 동수가 도로 위로 달리듯 내려갔다. 지나가던 차가 저를 치고 지나갈 듯 요란하게 경적을 울렸다. 불에 탄 차량 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방금 전 자신이 타고 있던 차였다. 동수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서있자 남자가 제 손에 들려있던 핸드폰을 낚아 채며 어디론가 다시 전화를 걸었다. 아마 구급차를 부르는 것 같았다. 동수의 발이 젖은 아스팔트 위를 빠른 속도로 내딛었다.


 “형,..형님!”

 

 

 

 

 

 

교실에 앉아있던 백현은 의미 없는 시간들을 흘려 보내려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와 헤어진 순간을 아쉬워하는 저를 알아챈 듯 오후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중충한 하늘이나 시야가 흐릿해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백현은 조금 있으면 만날 찬열을 떠올리며,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내려라. 내가 운전하게.”


“내리라고.”


“내려.”

 

그의 목소리가 조금 화가 난 것도 같고 차분한 것도 같았다. 이상한 기분에 백현이 창 밖으로 돌리고 있던 시선을 돌려 칠판 위를 바라봤다가 손목 위로 시선을 떨어트렸다. 시간을 확인한 것은 왜일까. 아마 습관이었을까. 백현은 누군가와 같이 있는 듯한 찬열이 그를 어디에서 내리라고 한 것인지 왜 내리라고 한 것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혼자 남겨진 그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을 테니, 한숨을 삼키며 다시 창 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그러나 제 예상과는 달리, 찬열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내 목소리 들리지..”

 

백현은 순간 숨을 멈추고 그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가 저에게 말을 거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다른 이와 대화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방금 전 까지도 제가 아닌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그였으니까.. 그러나 이어지는 목소리에 백현은 더 이상 생각이라는 것을 할 겨를이 없어졌다. 

 

“미안한데, 조금 이따가 119 좀 불러줄래? 아마.. 그때는 내가 말하기가 좀 힘들 것 같으니까.”

 

교실에 앉아있던 백현이 갑자기 거칠게 몸을 일으켰다. 그의 움직임에 의자가 뒤로 넘어가며 우당탕 소리를 냈으나 그는 곧바로 교실을 빠져 나갔다. 이제는 그가 자신에게 말을 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복도를 가로질러 은재의 반으로 들어간 백현은 저를 보며 놀라는 시선들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다짜고짜 제 앞으로 손을 내미는 백현을 보며 어딘가 다급해 보이는 얼굴을 보며 놀란 은재가 뭐, 뭐냐. 버벅 거리며 말을 내뱉는 동안 백현은 답답한 듯 손을 뻗어 그의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야. 백현아 너 왜, 무슨.야, 무슨 일이야.”

 

백현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119에 전화를 걸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통화를 하는 것이 구급 대원이라는 것이 아이러니 했으나 백현은 저를 바라보는 시선, 제 앞에서 말을 거는 은재, 그리고 수화기 너머의 사람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제 손 끝을 말아 쥔 백현이 어렵게 입술을 떼어냈다. 

 

“..ㅅ..사람, ㅏ..사람이.”

 

작은 목소리가 잔뜩 갈라져서 발음조차도 힘겨운 듯 이어지는 것을 바라보며 교실 안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지금까지 그들이 봤던 백현은 말을 하지 못하는 장애인 이었다. 벙어리였다. 

 

“너, 너. 말을.”

“구그..ㅂ. 급차. 보내 주. ㅅ.하,”

[구급차 말씀하시는 겁니까? 여보세요.]

“좀 더 크게 말해. 잘 안들려.”

 

은재가 백현을 바라보며 말하자 백현이 눈을 꽉 감으며 다시 입술을 떼었다. 

 

“구급차, 보내 주세요. 사,람이. 사람이 다쳐.서 위치. 위치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손이 떨렸다. 식은땀이 등 뒤로 흐르고 발 밑이 꺼지는 듯한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 제 귓가에 말 하지마, 조용히 해. 쉿. 닥쳐! 소리를 내지르는 것도 같았다. 그러나 백현은 눈을 감고 주먹을 꽉 쥔채 턱을 움직였다. 그에게는 지금 찬열의 목소리가 가장 선명하게 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백현은 더듬더듬 뱉어낸 자신의 목소리보다 그의 목소리에 집중을 했다. 

 

“위치는..”

“위치는..”

 

그의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듯 위치를 말한 백현이 눈을 뜨고 저를 바라보는 은재에게 핸드폰을 돌려주었다. 온통 땀 범벅이 된 얼굴로 비틀거리며 몸을 돌린 백현은 뒤에서 그를 부르는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달렸다. 

 

순식간에 학교를 빠져나와 사무실에 도착한 백현의 파리한 얼굴을 처음 마주한 것은 영호 였다. 비에 젖은 아이의 얼굴을 보며 놀란 그가 백현을 보며 다가왔다. 뛰어 온건지 숨을 색색 뱉어낸 백현은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비에 젖어 꼭 물에 빠진 생쥐 꼴이었다. 넘어지기라도 했는지 운동화와 무릎, 손바닥 위로 흙이 묻어 있었다. 


“아니 무슨 비를 이렇게 맞고..”


영호는 서둘러 백현의 어깨의 물기와 여기저기 묻은 흙을 털어내며 입술을 열었으나 백현은 그의 손을 잡으며 다짜고짜 저를 보게 만들더니 빠르게 손을 움직였다. 


지금 찬열 아저씨가 위험해요. 구급차, 구급차 보냈는데.

“뭐? 무슨 소리야. 좀 천천히 해봐.”

 

자신의 얼굴과 손을 바라보며 당황스러운 표정이 역력한 그를 바라보던 백현이 책상 앞으로 다가가 종이와 펜을 끌어다 글을 적기 시작하자 영호가 종인과 준면을 불렀다. 

 

“백현이가 갑자기 와서 찬열 형님이 위험하다고..”

“어디야.”


준면은 아이의 몰골을 발견하고는 더 물어볼 것도 없다는 듯이 딱 한마디를 했으며, 백현은 기다렸다는 듯 그의 앞으로 종이를 내밀었다. 그의 위치가 적혀있는 종이 위를 훑어본 준면이 종인을 돌아보자 그가 서둘러 종이를 들고 움직였다.

 

“영호 넌, 백현이 데리고 집으로 가.”


그의 말에 뒤에 남은 백현이나 영호가 뭐라 덧붙일 말을 꺼내기도 전, 준면이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백현이 적어준 주소로 이동한 것은 준면과 종인이 탄 차 한 대였다. 구급차와 경찰차가 가로막고 있는 사고 현장 앞에 차를 세운 종인과 성철이 우산도 없이 내달려 사고 현장 앞으로 다가섰다. 

 

“저거, 동수 차 아니야?”

“물러나세요. 사고 현장입니다.”

“저 차. 차에 타고 있던 사람은 어떻게 됐어요? 어디 있습니까 지금.”

“차주랑 관계가 어떻게 되십니까.”

“가족입니다. 지금 어디 있습니까?”

 

종인의 뒤로 다가선 준면의 말에 그들을 막아서던 경찰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쪽으로 오시죠. 그를 따라 걸으며 준면은 불이 완전히 꺼진, 검은 재가 가득한 차 안을 바라봤다. 

 

“.. 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는 행방이 불분명한 상태입니다.”

“뭐라구요?”

 

운전자가 행병불명이라니, 성철이 경찰들 사이를 파고들어 차 앞으로 가까이 다가서 그 안을 살피는 동안 준면이 다시 물었다. 

 

“사고 난 게, 저 차량 하나 입니까?”

 

사고가 났으면 적어도 차량이 두 대 이상, 아니면 가드 레일이나 어딘가에 부딪혀 접촉 사고가 났어야 정상 아닌가, 그러나 다른 차량도 보이지 않고, 차의 상태를 보면 어딘가 부딪힌 것도 아닌 것 같아 보였다.. 마치 혼자 폭발이라도 한 것 처럼 덩그러니.

 

“네. ..폭발 사고입니다. 원인 조사 중이며 차량에 타고 있던 사람이 두 사람인 걸로 확인 돼서..”

“둘이요?”

 

종인의 물음에 준면은 제 머리 위를 잠시 바라봤다. 검은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비가 오는 날 찬열이 운전을 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동수의 차량이니 그가 운전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의 말대로 차량에 타고 있던 사람은 둘, 찬열은 확실히 차 안에 있었던 걸까. 백현의 말에 의하면 그가 위험하다고 했으니 아마 맞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행방 불명이라니. 

 

“다친 사람이 어딜 갔다는 말이야. 도대체,”

 

답답한 것은 준면이나 종인 뿐만이 아니라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들도 마찬가지였다. 사고가 나고 도착한 구급차는 부상자를 찾지도, 신고자를 찾지도 못했다고 했다. 영호는 백현을 집까지 데려다 주고 불안해 보이는 아이를 혼자 두고 돌아가지 못하고 곁에 있어 주었다. 종인과 준면이 찬열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백현은 그들이 찬열의 소식을 가져왔기를 간절히 바랬다.

 

저를 바라보는 백현과 눈이 마주친 종인이 소파 위에 자리를 잡자 영호가 그를 바라봤다. 그들의 시선을 피하며 종인은 느리게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뱉어냈다. 그 둘을 뒤로하고 준면은 백현을 방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서있을 힘조차 없어 보이는 아이를 침대에 앉히며 물었다.   

 

“행방불명 이라더라.. 백현아. 혹시, 넌 뭐 아는 거 없어?”

 

아이는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의 움직임에 준면이 한숨을 삼키며 물었다.

 

“..더 들리는 소리는.”

 

백현이 다시 고개를 가로 저으며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들리지 않는다고.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왜. 들리지 않는 거냐고. 따져 묻고 싶었으나 백현은 눈을 감으며 이불을 틀어 쥐었다. 시선을 돌린 아이가 더이상 제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지만 준면은 느리게 말을 뱉어내며 아이의 손등이 하얗게 질리는 것을 바라보다 방을 나섰다. 

 

“너무 걱정말고 쉬고 있어. 계속 찾아 볼 거니까..”

 

혹시 정말로 잘못되었더라면 두 사람은 이미 발견이 되었을 거다. 사고가 날 당시에 차 안에 있었다면 심각한 부상을 피하지 못했을 테고, 그렇다면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병원으로 이송되었을 것이다. 행방이 묘연한 것은 오히려 두 사람이 움직일 힘이 남아있었다는 말이 된다. 아니면 누군가 일부러.. 아니. 아니길 바래야지. ..숨이 붙어 있다면 어딘가에 있어도 찾을 수 있겠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찾아야지.

준면이 거실로 나오자 종인과 영호가 그를 바라봤다. 궁금한 것이 많은 얼굴들이었으나 당장 찬열을 찾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종인과 영호도 마찬가지 였기에 그에게 질문을 늘어놓는 것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쟤 혼자 두지 말고 여기 있어라.”

 

준면과 종인이 다시 집을 나설 때까지 아이는 방 안에서 다시 나오지 않았다.

 





한참을 멍하니 침대에 앉아있던 백현이 불연 듯 몸을 일으켜 집을 나섰다. 베란다에서 담배를 태우던 영호가 뒤늦게 그를 따라 내려갔다. 빠른 속도로 1층으로 내려간 아이가 빗 속으로 뛰어 들었다.

“백현아!”

우산도 없이 비를 맞고 있는 백현을 발견한 영호가 그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갔으나 아이의 얼굴과 어깨, 몸이 젖어 드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쏟아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백현은 흐느끼지 않으려 제 입술을 물었다. 그러나 손 끝이 떨리고 어깨가 떨리는 것은 막을 수 없는 모양이었다. 아이의 눈에선 소리 없는 눈물이 흘러 내렸다. 뜨거운 온도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금세 빗줄기가 그 위를 덮었다. 백현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숨을 몰아 쉬었다. 하얀 입김이 아이의 얼굴 위로 피어 올랐다.

 

“하..”

 

그의 숨소리가 들렸다. 백현은 너무 놀라 숨을 멈추고 그의 목소리를 들으려 했으나 다시 정적이 흘렀다. 결국 아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흐.. 하. 흐윽.”

 

점점 커지는 울음 소리에 아이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지자 영호가 백현의 곁으로 다가와 제 겉옷을 벗어 그의 어깨 위로 입혀주었다. 금세 비에 젖은 옷이 무겁게 그를 감싸는 것이 느껴졌으나 아이의 어깨를 쥔 손을 떼어내지 못했다. 

 

“흑. 찬..열.. 흐으..”

 

눈물을 흘리는 것이 얼마만 인지, 말을 하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느낄 새도 없이 눈물을 흘리며 그의 이름을 부르는 것에만 집중한 듯 했다. 백현은 그가 제 목소리를 듣고 있길 바랬다. 그가 제 목소리에 답을 해주길 바랬다. 이제는 그가 저를 알아차리고, 미워하고 제 곁을 떠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아니 사실 백현은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아.. 아아. ㅊ..열.. 흐. 아,저씨.”

 

백현은 애타게 그를 불렀다. 그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제발 그가 제 목소리에 대답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하게 바랬다. 

 

“흑. 아, 아흐. 찬..아..아..흑.”

 

아이의 목소리는 여전히 작고 뚝뚝 끊어지며 단어를 제대로 뱉어내지도 끝까지 이어지지도 못했다. 그의 목소리는 빗소리에 묻혀 그 앞에 서있던 영호도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아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누구를 부르는지 들리지 않을 정도였으나,

 

 

찬열은 달랐다. 

 

“하아.. 울지.. 마.”


백현이 그러했 듯, 

그에게 지금 들리는 소리는 

온통, 백현의 목소리 뿐이었다. 

 

“흐으.”

 

그의 목소리가 들리자 백현은 몸을 떨며 숨을 죽였다. 

 

“울지마.. 아.. 울지 말, 고. 기..ㄷ.ㅏ.”

 

백현은 숨을 죽이고 그의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했으나, 더 이상 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백현은 울음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손으로 제 입을 틀어 막았다.

 

울지마 백현아. 울지 말고 기다려.. 

 

“아흐. 하..”

 

찬열의 마지막 말에 백현의 몸이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울음소리가 점점 커졌다. 그것은 구급차를 부르며 더듬더듬 말을 이어가던 목소리가 아니었다. 아이의 목소리가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커지자 영호는 아이의 등을 커다란 손으로 토닥이는 것 밖에는 하지 못했다. 아이를 달랠 방법이 저에게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백현의 몸을 차갑게 때리며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영호는 한숨을 뱉어냈다. 그의 한숨소리를 듣기라도 한 듯 빗줄기는 점점 잦아들었다.



태풍처럼 몰아치던 비가 어느새 거짓말처럼 멈춰있었다.

그의 목소리가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영호는 결국 빗속에서 울다 쓰러진 백현을 업고 병원으로 갔다. 차가운 겨울 비를 맞으며 울던 아이는 지독한 열병을 앓았다. 입원을 해 있는 동안 아이는 누군가 저를 찾아 오는 것을 반기지 않았다. 찬열의 소식 만을 간절히 기다렸으나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말만 몇 번이나 들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변백현. 살아 있냐?”

 

문이 열리는 소리에도 반응이 없던 백현은 뜻밖의 목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은재가 병실 안으로 들어오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봤던 백현의 모습이 걸려 사무실로 찾아갔다가 그의 입원 소식을 듣게 되었다. 

 

백현은 제 침대 곁으로 다가오는 은재를 바라보다 다시 시선을 창 밖으로 돌렸다. 누구도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 다더니.. 침대 옆에 앉은 은재가 백현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말을 곱씹었다. 백현을 만나기 전까지 물어보고 싶었던 것이 많았다.


그동안 말을 하지 못했던 것이 나은 것인지 아니면 말을 할 수 있었으나 하지 않았던 것인지, 언제부터 비가 오면 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것인지 그의 소울메이트는 누구인지. 왜 이렇게 아픈 모습으로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인지. 몰아치는 질문들을 정리하며 어떤 것부터 물어봐야 할까, 제가 물어보면 대답을 해줄까 고민을 하던 것들이 이렇게, 그를 마주하고 나니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

창문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마른 옆모습을 바라보며, 병원복을 입은 마른 실루엣을 바라보며 은재는 한숨같은 웃음을 뱉어내며 입술을 열었다.

 

“걱정 많이 했다.”

 



그의 말에 창문을 보고 있던 백현의 눈동자가 떨렸다. 적어도 왜 그동안 제가 말을 하지 않았는지, 왜 갑자기 말을 한 것인지 자신을 속였는지 따져 물을 것이라 생각했던 은재가 자신을 걱정했다는 말이 조금 믿어지지 않았다. 왜.. 자신을 걱정한단 말인가 왜.

 

그는 왜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걸까 ..

 

그것이 단지 은재에게 느끼는 감정이었는지, 아니면 지금까지 자신들을 속였다 저를 비난하고도 남을 것이라 여긴 사람들 전부에 대한 것인지는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고개를 숙인 백현의 어깨가 가늘게 떨렸다. 시트 위로 동그란 자국이 물들었다. 마치 비가 오는 것 처럼.



 

 


 

 

더 이상 백현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을 때, 찬열은 짙은 숨을 토해내며 눈을 감았다. 제 몸이 흔들리는 감각도 느끼지 못할 만큼 그는 의식의 끈을 부여잡고 있는 것 조차 힘겨워 보였다. 그 희미한 기억을 끝으로 완전히 정신을 잃은 찬열이 다시 눈을 뜬 것은 하얀 천장이 보이는 병실 안이었다. 


어렵게 상체를 일으키며 두리번거린 찬열은 통증을 느끼며 제 다리를 내려다 봤다. 한쪽 다리가 깁스를 한 듯 움직이지 않았다. 다리를 고정한 끈 같은 것이 보였다. 발 끝 부터 머리 끝까지 온 몸이 쑤시고 결리는 느낌에 숨을 뱉어낸 찬열이 다시 상체를 뉘였다. 손을 움직이는 것 조차 힘겨웠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병원이라는 것을 깨달은 그는 느린 숨을 뱉으며 호출 버튼을 찾아 눌렀다. 잠시 뒤 간호사가 병실 안으로 들어서며 물었다. 환자분. 정신이 드세요? 그녀의 말에 느리게 눈을 깜빡인 찬열이 입술을 열었다. 


“여기, 어딥니까. 저.. 데리고 온 사람, 지금 어디 있습니까.”

“여긴.”

“형님.”


저를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에 찬열의 시선이 간호사의 등 뒤로 향했다. 그의 얼굴을 바라보자 사고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비가 오는 날 운전을 하지 않던 그가 직접 운전대를 잡은 것은 우발적인 행동은 아니었다. 그는 이미 자신이 탄 차량이 고장나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지 오래였다. 비가와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조수석 앞 쪽 보닛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한 찬열은 동수를 내리게 하고 차 문을 잠궜다. 운전석으로 넘어가 차를 몰았던 이유는 두 가지 였다. 하나는 사고를 피하기 위함, 또 하나는..

인천에서 자신이 보았던 것을 확인하기 위함 이었다.

죽여, 박찬열. 죽이라고. 그게 니가 살 길이야. 김동수.

 

동수를 둘러싼 남자들 중 한 명이 그에게 속삭이듯 말을 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으나, 그의 입모양을 읽어낸 것은 찬열에게는 습관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고개를 들어 저를 바라보던 동수의 눈빛이 어땠는지 찬열은 정확히 기억한다. 그는 아마 기회가 된다면 저를 죽이려고 했을 것이다. 그에게는 그런 절박함이 보였으니까

 

동수가 언제부터 그들과 손을 잡았던 것일까, 어쩌면 처음부터 그럴 목적으로 준면의 밑으로 들어온 것일까?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것은 없었으나 찬열은 동수가 정말 배신자라 해도, 그를 위험에 빠트릴 생각은 없었다. 

동수가 거치대에 올려둔 휴대폰의 화면을 눌러 잠금을 해제하고 최근 통화 목록과 기록들을 살폈다. 휴대폰을 제 주머니 안으로 갈무리한 그가 엑셀을 밟으며 속도를 높여 최대한 인도에서 멀리, 차가 없는 거리 쪽으로 차를 몰기 위해 핸들을 틀었으나 금세 보닛 위로 올라오는 연기를 발견하며 욕지기를 짓씹었다. 쏟아지는 빗줄기에 앞 유리창 위로 와이퍼가 거세게 흔들리는 것을 바라보며 한숨을 뱉어낸 찬열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지금. 내 목소리 들리지..”

 

아마 이 빗소리보다 더 크게 제 목소리를 듣고 있을 누군가를 떠올리며 말했다. 

 

“미안한데, 조금 이따가 119 좀 불러줄래? 아마.. 그때는 내가 말하기가 좀 힘들 것 같으니까.”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알릴 생각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알게 하고 싶진 않았는데. 저는 어쩌면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엉망진창인 것일까.. 찬열은 잠시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이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도 같았으나, 누군가 저를 꾸짖을 사람도 없지 않은가..  

 

정말 제 목소리를 들은 것인지 혹은 듣지 못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지금까지 제 말이나 제 분노를 들으면서도 단 한번도 답을 하지 않던 반대편에서는 이번에도 제 말에 답을 하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찬열은 이 빗속에서 유일하게 그의 소리만이 들리는 사람이었다. 아무리 작은 소리라도,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찬열은 지금 바로 제가 타고 있는 차 위로, 그 앞으로 쏟아져 내리는 요란한 빗소리는 듣지 못할 지언정 누구도 듣지 못할 그 작은 숨소리는 제 바로 옆에 있는 것 처럼 생생하게 들렸으니까. 평소보다 조금 거칠어진 숨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찬열은 어렴풋이 느꼈다. 들었구나, 알았구나.

 

“..ㅅ..사람, ㅏ..사람이. 구그..ㅂ. 급차. 보내 주. ㅅ.하,”

 

작은 목소리가 잔뜩 갈라져 발음조차도 힘겨운 듯 이어지는 것을 들으며 찬열은 다시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이미 잔뜩 일그러진 뒤였다. 


“구급차, 보내 주세요. 사,람이. 사람이 다쳐.서 위치. 위치는.”


그의 눈시울이 붉게 달아 올랐다. 찬열은 비로소 제 소울메이트의 목소리를 처음으로 들었다. 정확히 12년 전, 빗 속에서 듣던 울음소리와는 조금 다른 목소리. 일곱 살 짜리 꼬마가 아닌 목소리라 그런 모양이지. 아마 그만큼 오랜 시간 말을 하지 않았으니 당연한 것이겠지. 찬열은 그런 생각을 하며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위치는..”

“위치는..”


제 위치를 앵무새처럼 따라 말하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찬열은 속력을 조금 줄이고 주변을 살폈다. 거센 빗줄기에도 보닛 위로는 회색빛 연기가 피어 오르는 것이 선연하게 보였다. 아까부터 찬열은 그것을 주시하고 있었다. 지금 당장 내려야 하는데, 차 문의 잠금을 해제하고 손잡이를 연 찬열이 심호흡을 하며 차 밖으로 몸을 날렸다.  

 

그가 뛰어내린 차량이 멀어지는 동안 그의 몸은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젖은 아스팔트 위를 굴렀다. 몸이 바닥을 스치고 부딪힐 때 마다 고통이 밀려왔다. 젖은 바닥과 쏟아지는 빗줄기에 금세 옷이 젖고 몸이 차가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속도를 잃고 멈춰 선 바닥 위로 손을 짚으며 찬열이 숨을 토해냈다. 

 

“하..하아.”


점점 빨라지는 숨소리를 들으며 정신을 부여 잡은 찬열이 몸을 돌려 누웠다.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닿은 등과 얼굴 위를 사정없이 내리치는 빗방울에 몸이 떨렸다. 눈을 감고 숨을 몰아쉬던 찬열은 제 주머니 안에서 진동하는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이름 없이 번호만 찍혀있는 화면을 바라보며, 자꾸만 빗물이 들어차는 눈을 깜빡이던 찬열이 멀리서 저를 향해 달려오는 동수를 발견하고 그의 앞으로 휴대폰을 던지듯 떨어트렸다. 

 

“형님, 형. 형님!!”

 

찬열이 느리게 눈을 깜빡이다 완전히 눈을 감았을 때, 동수는 그의 앞으로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가 던진 제 핸드폰을 발견한 그가 화면 위로 들어온 빛을 확인하고 다시 찬열의 얼굴을 바라봤다. 

동수는 그가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제가 배신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언제부터, 아니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지금 당장은, .. 동수는 제 등 뒤에서 119로 전화를 걸고있는 남자를 돌아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목을 가격해 쓰러트리고 찬열을 부축해 일으켰다. 그는 완전히 정신을 잃은 채였다. 무겁게 축 늘어진 몸을 부축하듯 그의 팔을 어깨에 걸치고 걸었다. 


거센 빗줄기가 두 사람의 몸 위로 쏟아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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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이건 찌통물이라는 걸 잊으신 것 같네요..!쿠콰코캉와쾅!!!!! (도망치는 중)

꿈속에서 그댈 만날수 있다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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