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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백세] parallel world

평행우주

 







백현아 !!!!!!!

 

저를 끌어당기려 뻗어지는 손을 바라보며 백현은 있는 힘 껏 팔을 뻗었다. 


잡아줘, 나 좀 잡아줘. 

 


찬열아!!

 

잠에서 깨어난 백현은 뻑뻑한 눈을 꿈뻑이며 침대 위를 훑었다. 제 손끝에 온기를 느낀 그가 옷깃을 끌어당기며 몸을 틀었다. 넓은 품으로 안기듯 파고드는 저를 마주 안아 주는 온기에 백현은 악몽을 꿨음을, 이제 제가 깨어난 현실에는 그가 저를 이렇게 꼭 안아주고 있음을 깨달으며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찬열아.. 그의 이름을 뱉어내지 못한 것은 숨이 가파서였다.

 

“나쁜 꿈 꿨어?”


백현은 별안간 눈을 뜨고 고개를 들었다.

아, 또다.. 

또.. 이 세계로 넘어와 버렸다.

 

“진짜 나쁜 꿈인가 보네.”

 

눈꼬리를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는 손가락이 제 볼 위를 쓰다듬는 것을 느낀 백현의 흐느낌이 다시 그의 품 안으로 쏟아졌다.

 

“형.. 괜찮아. 다 꿈이야.”


아니. 

이건 꿈이 아니야.


세훈아.

 

 

 



그 사고를 당한 것은 1년 전이었다. 정확히 1년 하고도 2개월쯤 전.. 저는 철로에 떨어졌다. 누가 밀었다고 했던가? 묻지마 범죄 같은 걸로 수사가 진행되었다고 했다. 그런 이야기들은 전부 다시 깨어난 후에 들은 것일 뿐 사실 사고를 당한 뒤로 반 년은 의식이 없었다.  철로에 떨어질 때 기절을 하고 깨어보니 6개월이란 시간이 흘러있었다. 그 시간 동안 병실에 누워있는 저를 보살핀 것은 찬열이었다.

아니, 세훈이었나.. 백현은 깨어나자 마자 본 얼굴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혼수 상태였던 제가 깨어나자 제 앞으로 무너져내려 울부짖던 사람은 누구였을까?

오늘은 병원에서 정기 검진을 하는 날이었다. 한 달에 한 번은 진료를 받으러 담당의를 찾았고, 때에 따라 검진도 꾸준히 받았다. 세훈은 귀찮은 내색 한 번 없이 저를 따라 병원을 오고 접수를 하고 저를 의자에 앉혀 기다리는 동안 제가 목이 마르진 않은지 배가 고프진 않은지 피곤하진 않은지를 세심하게 살폈다.

 

“바이탈이 처음보다 많이 안정적이네요.”

“그런가요? 다행이다..”

 

세훈은 저를 바라보며 제 손을 꼭 잡았다. 정말 다행이라는 듯 얼굴이 밝아지는 그를 보며 백현은 고개를 떨어트렸다. 


“그래도 검사는 꼭 받으러 오셔야 합니다.”

“네 그럼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면서도 백현은 제 손등을 어루만지는 손끝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진료실을 빠져나와 로비로 걸음을 옮기던 세훈은 처방전과 다음 예약 날짜까지 확인하고 제 얼굴 빛을 살폈다.


“많이 피곤해?”

“.. 아냐. 괜찮아.”

“안색이 안 좋은데 형.. 어제 꿈자리도 안 좋았잖아.”

“아니야. 정말 괜찮아 세훈아.”


다정하게 그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마치 다른 사람의 것처럼 들렸다. 아니, 사실 다른 사람의 것이 맞을 지도 모른다. 

 





백현은 사고 후 다른 세계에 떨어졌다. 아니 그 세계를 살아간다고 해야 맞을까? 아니. 그것도 아니지.. 두 개의 세계를 오가는 중이라고 해야 맞겠다. 왜 그런 얘기들이 있지 않은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것과 다른 차원의 세계가 존재한다던가 하는.. 평행 우주 이론 이라던가 하는 가설? 공상과학? 판타지? 어찌 되었건 흥미가 있기는 했었다. 물론 제가 이렇게 직접 겪을 만큼 흥미가 깊진 않았지만..

 

백현은 사고의 기억이 딱 한 가지 남아있었다.

 

누가 저를 밀었던 것이 아니다.

누가 저를 끌어당겼다 고 해야 맞지.

 

물론 그게 누구였는지는 알지 못한다. 사고를 당하던 날 그 시간에 백현은, 반대편 철로에 정차하는 열차를 바라보며 서있었다. 노란 라인 안쪽으로 안전하게 들어가 있었다. 반대편 열차가 완벽하게 멈추고 사람들이 하나 둘 내리고 타기를 반복하던 때에. 백현은 저를 부르는 찬열의 목소리를 들었다. 의자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탑승을 위해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리라 생각했다. 양 손 가득 짐 가방을 들고 의자 앞으로 다가서는 찬열의 어깨 너머의 창문을 바라보고 서있었다.

그리고 마주친 것은 저의 눈, 그래. 그것은 저의 눈동자였다. 순식간에 등 뒤의 철로 위로 날아가듯 굴러 떨어진 저를 발견한 찬열이 소리를 지르며 팔을 뻗는 것이 보였다. 그 뒤로는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 

나중에 들으니 그가 곧바로 철로로 뛰어내려 저를 건지고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우리 둘을 건져 올리며 사건이 마무리 되었다고 했다. 다행이 그 시간대에 들어오는 기차가 없었던 탓에 살 수 있었다고 했다. 플랫폼이 높기는 했으나 한순간 정신을 잃을 정도로 높았었나 의문을 가져보기도 했다. 하지만 깨어난 뒤로 그 사고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저를 집어삼켰기 때문이었다. 

 

 깨어난 후, 제가 두 사람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그가 익숙하게 신발장 위로 차키를 올려두고 들어서다 멈칫했다. 오전에 제가 나왔던 집과 다른 곳이었다. 여기는..찬열이랑.. 백현은 익숙하게 시선을 옮겨 거실에 걸린 결혼 사진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이다 고개를 돌렸다. 


“세훈아. 여기..”

“뭐라고 백현아?”


여기.. 우리집 아니야. 그 말을 뱉어내지 못한 것은 저를 바라보는 사람이 세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뒤돌아 본 곳에는 찬열이 서있었다. 그러나 백현은 곧바로 그가 찬열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의 이름도 나이도, 그의 성격과 사소한 습관까지도. 그리고 저와 결혼을 한 남자라는 것도. 전부 다. 

방금 전까지 저와 함께 있던 것은 세훈이었는데.. 진료가 끝나고 저녁을 먹고 돌아와 주차를 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라 하물며 현관문을 열 때 까지 제 뒤에 서있던 것은 세훈이었는데.. 집 안으로 들어선 저를 바라보는 것은 찬열이었다. 제가 새벽녘에 침대 옆자리에 누워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 박찬열.


“아니야.. 아무것도.”


찬열은 겉옷을 벗고 제 것과 함께 옷걸이에 걸어두며 저를 살폈다.


“많이 피곤하지. 병원 갈 때마다 너무 지쳐하니까 내가 다 안쓰러워..”


두 개의 세계를 오가는 것이 저의 몸인지, 정신인지는 모르겠으나 두 개의 변백현은 제 멋대로 뒤죽박죽 섞이고 있는 중이다. 박찬열의 남편 변백현과 오세훈의 연인 변백현. 두 사람은 완벽하게 서로의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었다. 물론 제의지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두 사람은 서로의 기억과 사소한 습관들을 공유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는 몰랐다. 누군가에게 말을 할 수도 없었다. 두 개의 차원, 또 다른 세상을 오고 간다는 말을 믿어주기 보단, 아마 저를 정신병원에 집어넣을 것이 분명했으니까.

 

몇 번이고 찬열에게, 세훈에게 이 문제에 대해 털어놓으려고 할 때마다 거부반응이 일어나듯 다른 세계로 넘어가 있었다. 그 뒤로는 시도조차 두려웠다. 백현은 저를 안고 토닥이는 너른 품에 안겨 눈을 감고 숨을 고르며 안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무너지면 안돼.. 다 잃게 되. 찬열이도.. 세훈이도.. 전부 다 잃게 될거야. 이제는 제가 어느 세계의, 누구의 ‘변백현’인지조차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 저는 찬열과 함께인 세계의 변백현이었다가 세훈과 함께인 세계의 변백현이길 반복했으니까.

이대로라면 엉망진창이 되어버릴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 혼자 남겨진다면 아마 저는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지금도 이렇게 미칠 것 같은데.. 지금도 이렇게 

죽고싶은데.

 

“찬열아. 나 좀 씻을게.”

“응. 필요하면 부르고.”


제 이마에 입을 맞추며 장난반 진담반 섞어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 얼굴을 붉히며 욕실로 들어선 백현은 세면대 앞으로 다가서 물을 틀었다. 차가운 물에 손을 적시고 상체를 숙여 얼굴로 물을 뿌렸다.


하..

숨을 뱉어내며 상체를 일으킨 그는 거울 속에 비친 제 눈동자를 마주하며 숨을 뱉어냈다. 

변백현..

너는 왜,.. 여기에 있는 거야. 

 

 

 



평범한, 어느 날과 다를 바 없는 아침이었다. 그날 따라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저를 바라보던 세훈은 습관처럼 제 눈꼬리 위로 입을 맞추며 침실을 빠져나갔다. 다시 돌아 왔을 땐 젤리 샌드위치라도 만들어 온 것 같은 장난 가득한 얼굴이었다. 그가 제 앞으로 회색빛 트레이를 내려놓는 순간 백현은 몸을 일으켜 트레이를 내려다봤다. 갓 구운 식빵과 쨈, 스크램블 거기다 소세지까지 착실하게 올려진 접시, 머그잔에 담긴 우유까지 바라보며 고개를 들었다.


“이게 다 뭐야-”

“맘에 들어?”


제 목소리에 답을 한 것은 찬열이었다. 다시 침대 위로 시선을 떨어트렸다. 나무로 만든 트레이 위로 야채 샐러드가 담긴 볼, 달걀 후라이와 베이컨이 담긴 접시, 오렌지 주스가 유리 잔 안에서 찰랑이며 시트 위를 주황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백현은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제 아랫 입술을 물며 참아냈다. 


“왜 그래 백현아? 입맛 없어?”


백현이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을 느리게 감았다 뜨고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들어 찬열을 마주했다.


“아니. 찬열아. 너무 맛있어보여서- 고마워.”


커다란 손이 제 머리 위를 쓰다듬는 것을 느끼며 백현은 방금 전 장난스러운 세훈의 얼굴과 저를 따스히 바라보는 찬열의 얼굴을 동시에 떠올려야 했다. 어느 쪽이 진짜일까? 


내가 누구의.. 사랑이었나. 


나는 .. 누구를 사랑했던가? 

 




 

욕조 안에 몸을 담그고 있던 백현은 젖은 손끝으로 제 어깨를 매만지고 있었다. 피부 위로 느껴지는 감촉이 낯설었다. 제가 .. 누구였더라. 왜. 이곳에 있는 거지.. 백현은 숨을 깊게 마시고 물 안으로 몸을 묻었다. 차라리 하나만 남으면 좋았을 걸. 그럼 그때 전부 끝낼 수 있었을텐데.. 아니, 차라리 그 날, 

 

“백현아!!”

 

하아.. 물을 잔뜩 머금은 제 몸을 끌어올린 것은 잔뜩 굳어진 얼굴의 찬열이었다. 

 

“찬열아?”

“괜찮아? 무슨, 잠수를.. 아니. 불러도 대답이 없길래. 나는..”

“찬열아.”

“나는.. 백현아. 놀라서.”

 

바닥으로 주저앉듯 무너져 내리는 찬열의 손이 제 어깨를 그러 쥐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 떨리는 손을 맞잡으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저를 가만히 안아주는 품으로 안기며 숨을 골랐다. 나 괜찮아.. 놀래켜서 미안. 그의 등을 토닥이는 손길에 제 손의 물기가 그에게로 옮겨갔다. 입고 있던 옷이 전부 짙은 색으로 바뀔 때까지 찬열은 저를 안고 있다가 제 얼굴을 바라봤다가 제 얼굴 위로 입을 맞췄다가 다시 제 품으로 저를 가두듯 당겨 안았다.

 

“찬열아.”

“응. 백현아.”

“만약에 말이야.”

“만약에?”

“내가.. 너의 변백현이 아니면 어떻게 할래?”

“그게.. 무슨. 말이야?”

 

저를 떼어내며 눈을 맞추는 동그란 눈동자가 의아함으로 가득 찼다. 제가 말하고도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그도 이런 제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지.

 

“찬열아.”

“백현아.. 난.”

“내가 니가 알던 변백현이 아니라고 하면, 어떻게 할래?”

“나는..”


고개를 숙이며 제 시선을 피하는 찬열을 바라보던 백현은 욕조 밖으로 몸을 빼냈다. 수건으로 물기를 대충 닦아내고 가운을 걸치는 동안에도 찬열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백현은 찬열을 일으키려 손을 뻗었다. 그의 손을 잡고 잡아당겼다. 

 

“바닥 차.. 일어나.”

“백현아. 나 알고 있어.”

“뭐?”

 

알고 있다니..? 제가 두 차원을 오고 가고 있는 걸 그가 알고 있다는 말인가? 백현은 그대로 멈칫하며 흔들리는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 물기가 차오르는 것을 바라보며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결국엔 내가. 너마저 고통스럽게 만드는 구나..

 

“너한테 다른 사람 있는 거. 알고 있어 백현아.”

“뭐?”

“그래서 지금.. 나 떠나려고 하는 거야?”

“다른 사람?”

“매번 그랬잖아. 그 사람.. 이름.. 불렀잖아. 내가 모를 줄 알았어?”

 

아.. 다른 사람이 생긴 거라고 생각했던 거구나. 그럴 수도 있지. 아니.. 그게 더 말이 되는 이야기지.

 

“백현아. 나 떠나지마.. 나 너 없으면 안돼 백현아. 나는 그냥, 나는..”

“찬열아..”

“하..나는.”


끝내 울음을 터트린 그가 제 손등으로 거칠게 얼굴을 닦아내며 저의 손을 잡고 끌어당겼다. 백현은 힘 없이 그의 품으로 무너지며 그의 떨림을 고스란히 느꼈다.

 

“백현아. 제발.. 나, 너 아니면 안돼. 알잖아.”

“그런 거 아니야. 찬열아..”

“니가 아니라고, 아니라고 하면 믿을게. 그러니까.. 그러니까.”


찬열은 제 어깨 위로 이마를 비비며 중얼거렸다. 그의 숨소리에 백현은 호흡이 가빠졌다.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감싸듯 잡고 들어 올렸다. 마주치는 눈동자가 사정 없이 흔들렸다. 빨갛게 충혈된 그의 눈가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그의 뺨을 쓸어냈다.

 

“내가 사랑하는 거. 찬열이 너 밖에 없어.. 알잖아.”

“백현아. 백현아..”

 

제 등을 끌어안으며 제 입술을 파고드는 그의 입맞춤을 느끼며 백현은 눈을 감았다. 찬열의 머리칼을 어루만지고 그의 등을 토닥이며 눈물 맛이 나는 키스를 나누었다.

 

 

 

찬열은 그 뒤로 그날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지 않았다. 저도 마찬가지였다.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이 그런 것 밖에 없었으니까.. 저는 여전히 오전에 세훈을 만나고 오후에 찬열을 만났다가, 세훈과 잠이 들었다가 찬열과의 아침을 맞이했다. 



생각해보면, 제가 오고 가는 동안. 제가 아닌 또 다른 변백현도 차원을 오고 갈텐데.. 백현은 제 휴대폰의 메모장을 열었다. 그에게 메시지를 남기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백현은 그 안에 이미 남겨져 있던 노트를 발견했다. 또 다른 변백현, 저의 흔적.

 

-

미친 사람 같겠지만, 너를 끌어들인 건. 내가 맞아. 

미안하게 됐다. 변백현..

그를 위해선 니가 필요했어. 

그가 찬열이었는지.. 세훈이었는지.. 이제 기억이 나질 않지만..

나는 곧 완전히 니가 될 거야 

니가 내가 되었 듯이. 

 


 

 

 




사건 번호 B04-18, 녹취.txt

 

Q: 백현씨는.. 여전히 당신이 누군지 모르겠다고 하나요?

C: 아뇨. 저는 알아봐요. 제 손을 잡고 세훈아. 라고 부르고는 제 눈을 마주하고 찬열아.. 하고 부를 뿐이죠.

S: 가끔 제 품에 안겨서 찬열아.. 라고 말을 하긴 하죠.


Q: 본인의 기억은요.

C: 이제는 .. 받아들였다고 해야겠죠.

S: 어차피 같은 사람이니까요. 받아들이라고 했죠.

Q: 두 사람 몫을 한 사람이 한다.고 말입니까..?

C: 네. 더이상은 스스로에 대해서 혼란스러워 하진 않아요.

S: 가끔 저한테 묻긴 하죠. 세훈아.. 내가 어제..갔었지? 그 말을 들으면 알아요. 어제 박찬열 그 사람한테 갔었구나.


Q: 생활 하는 건. 어떻습니까? 불편한 것이 있나요?

C: 아직도 욕실에서 나와서 다시 욕실로 들어가긴 하지만, 뭐. 그 정도는 괜찮아요.

S: 가끔 지나치게 지쳐있다는 점 빼면 뭐..

Q: 네?

S: 네.

Q: (땀을 닦아낸다.)

 

Q: 백현씨가 당신에게 떠나라고 했다고 들었는데요.

C: .. 그랬죠.

S: 네.

Q: 왜, 떠나지 않으셨습니까?

C: .. 이 질문은.

Q: 대답하기 어려우시면 대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C:.. 그저. 누구한테 말한 적이 없어서요. 백현이한테도 안했고.. 조금.. 처음이라.

Q:.. 녹화 중지 할까요?

C: 음. 아니요. 괜찮습니다. 하셔도..


남자의 손이 일시정지 버튼 위에서 내려오는 것을 바라보며 입술을 적셨다.


C: 그렇게 정했어요. 제가.. 그 날, 그러니까. 백현이가 철로로 넘어가던 순간에 손을 뻗으면서, 그 사람을 놓치면서.. 당연하게 그 철로 위에 제가 뛰어내린 그 순간에. 깨달은 거라고 할까요. 앞뒤 분간 못하고 그냥, 백현이면 되었어요.. 백현이를 다시 끌어 올리고 안전하게 구해낸 것 만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C: 몸에 큰 이상이 없다는데도 깨어나지 못하고 감고만 있던 눈을 바라보면서 그랬어요. 깨어만 나라고 살아만 있어 달라고. 그럼 뭐든지 다 하겠다고. 제발 저를 떠나지만 말라고. 잠든 사람의 손을 꼭 붙잡고 그렇게 말했죠.

Q: 답변. 감사합니다. 박찬열씨.



Q: 왜, 떠나지 않으셨습니까?

S: 그 날,.. 백현이형이.. 철로로 떨어지는 순간에. 손을 뻗었는데, 그 사람을 놓쳤어요. 바로 앞에 서있었는데 말이죠. 그 철로로 차가 들어오는지, 거기가 얼마나 높은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정신이 들고보니 그 아래 저도 당연하게 내려가 있더군요. 그냥 형을 빨리 구해야겠다는 생각 밖엔 못했던 것 같아요.




S: 몸에 큰 이상이 없다는 데도 깨어나지 못하고 감고만 있던 눈을 바라보면서.. 그랬어요. 깨어만 나라고, 살아만 있어 달라고. 그럼 뭐든지 다 하겠다고. 제발 저를 떠나지만 말라고. 잠든 사람의 손을 붙잡고 그렇게 말했죠. 살아있어 달라고..

Q: 답변 감사합니다. 오세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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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 우주 이론에 대한 썰입니다. 사실 연재로 삼각관계는 찔 생각이 아직 없눈데 이 썰이 떠올라서 저장합니다.. 원래 그냥 썰이라 대충 적어뒀던 거 가독성만 조금 손봐서 올리는 거라 설명을 드리자면- 한날 한시에 일어난 사고로 두개의 세계에 살고있던 백현이’들’이 충돌하면서 섞이는 바람에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두 세계를 오고 간다는 설정입니다.

실제로 두 명의 변백현이 존재하지만, 글에서는 한 명의 시점만 표현되었습니다. 두 사람분의 기억을 끌어안고 점점 자신이 누군지 헷갈리게 되는 불쌍한 백현이.. 

이 후의 이야기, 열린 결말입니다.


꿈속에서 그댈 만날수 있다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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